바람의 길 바람보다 가벼운 새의 발자국도 모래밭 위에 이렇게 선명한데 그대 머물렀던 마음도 나무처럼 잘 자라겠지요 보이지 않는 바람도 모래 위에 길을 만들고 지나는데 그대 지나는 길도 세상 길이 다 스러져도 지워지지 않겠지요 창연의 생각 2010.08.20
문득 한 외로움 다가와 문득 한 외로움 다가와 임창연 작시 오숙자 작곡 바리톤 장유상 누가 그곳에 나무를 심었을까 강가를 따라 서 있던 미루나무들 지나는 강물 마시고 자라서 강물의 그늘이 되어 주었네 문득 내 안에 한 외로움 다가와 그때마다 나직이 불러보는 이름 있었지 누가 그대의 그리움 심었을까 .. 창연의 생각 2010.07.18
생각하는 의자들 의자는 나무가 자신을 쉬게하는 곳입니다.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사람이 쉬는 곳이지만 늘 서 있던 나무가 앉아서 쉬는 것이지요. 가끔은 사람보다도 이렇게 가방도 쉬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로는 꽃나무 아래 의자가 있으면 공중에 떠 있던 꽃들에게도 몸을 뉘는 장소가 되지요 공간에서 어지.. 창연의 생각 2010.07.09
자귀나무처럼 늘 잠들고 싶어 자귀나무 산과 들에서 자라며 관상수로 심기도 한다. 키는 5~15m에 이른다. 미모사가 잎을 건드리면 움츠러들듯이 자귀나무는 밤이 되면 양쪽으로 마주 난 잎을 서로 포갠다. 잎은 줄기에 하나씩 달리는 것이 아니라 아까시나무처럼 작은 잎들이 모여 하나의 가지를 만들고 이들이 다시 줄기에 달린다. .. 창연의 생각 2010.07.06
지독한 내통 제초기가 풀의 허리를 자르자 풀은 수액을 허공으로 쏟는다 숨겨 두었던 수액의 길이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 얼마나 지독한 내통인지 진한 액향이 온 몸으로 스며 든다 아! 내게도 저리도 간절함이 흐르고 있는 것일까? 19 창연의 생각 2010.06.30
사진첩 '칼레 프랑스 1985' / 가브리엘레 바질리코 作 (2003년 열화당 사진문고 시리즈) 사진첩 가브리엘레 바질리코의 사진첩이 열린다 칼레 프랑스 1985년은 아직 하늘이 미처 지상으로 내리지 않은 검은 구름으로 멈춰있다 가로등이 불을 끈 채 비에 젖은 아스팔트를 내려다보고 있다 안개가 빛에 밀린 거리 한.. 창연의 생각 2010.06.24
노을 도장 붉은 노을로 도장밥을 묻히고 하루의 마침을 마음에 찍는다 소란했던 시간들도 입을 다물고 나의 몸은 이쯤에서 쉼표를 찍는다 - 창 연 - 13 창연의 생각 2010.06.22
마을의 불빛 마을은 늘 그렇게 견뎌 왔다는듯 보안등 불빛이 바닷바람에 흔들리는 대신 내 눈썹이 카메라의 라이브뷰와 눈 사이에서 가볍게 떨고 있었다 너울은 바닷물과 바람의 한 판 벌어진 놀이였다 해질녘 마을의 불빛은 늘 따듯했었다 하지만 오늘 세찬 바람에 지워졌는지 집집의 창문에서 새어 나오던 작은.. 창연의 생각 2010.06.21
꽃비늘은 바람에 날리고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고 이문열 작가는 소설 제목으로 썼습니다. 무릇 모든 존재들은 날고 싶은 꿈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스스로 날아 오르는 새들이 있고 아니면 바람에 의해 날아 오릅니다. 인간들은 바벨탑으로 하늘에 닿으려다 언어가 혼돈해 포기를 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 창연의 생각 2010.06.15
장미의 노래 그대는 그대를 모르고 삽니다 그대는 누가봐도 아름다워 손대고 싶어하는데 그대는 웃고만 있습니다 작은가시 조차도 매력으로만 보이는데 유월의 햇살 아래서도 철없이 웃으며 그대는 얼굴이 붉게 타는 줄 모르고 웃고만 있는데 그대를 바라보는 내 마음이 속으로 탑니다 까맣게 까맣게 타들어 갑.. 창연의 생각 2010.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