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날개를 쉰다는 것 잠시 날개를 쉰다는 것은 멈추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기 위함입니다 잠시 뒤를 본다는 것은 지금의 자리를 확인하기 위함입니다 살아 있다는 것은 피가 돌고 숨을 쉬어야 하듯이 끝없는 여운이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창연의 생각 2006.06.14
버클리풍의 사랑 노래 버클리풍의 사랑 노래 / 황동규 내 그대에게 해 주려는 것은 꽃꽂이도 벽에 그림 달기도 아니고 사랑 얘기 같은 건 더더욱 아니고 그대 모르는 새에 해치우는 그냥 설거지일 뿐. 얼굴 붉은 사과 두 알 식탁에 얌전히 앉혀두고 간장병과 기름병을 치우고 수돗물을 시원스레 틀어놓고 마음보다 더 시원하.. 창연의 생각 2006.05.31
오늘을 기억할 수 있다면 어제 밤 부터 내리던 비는 아침이 지나고 종일토록 내렸지만 모임을 마치고 주차장에 나섰을때도 아직 비는 내리고 있었습니다. 다들 2차 모임 자리로 옮기며 가자고 했지만 웃으며 기분좋게 사양을 했습니다 그 좋은 유혹적인 자리를 어찌 떨칠 수가 있었는지요 가면 자정을 넘기는 시간까지 이어지.. 창연의 생각 2006.05.19
붉은 신호등 (지난 일기) 힘껏 달리다 붉은 신호등에 멈출 때 투덜거린 적이 없었던가 생각해 보면 얼마나 그 순간이 좋은 시간인가 겁없이 앞만 보고 달리던 인생 길에 잠시 멈추어서 넘어져 울고 있는 옆사람도 한번 눈길 보내주고 뒤에서 따라 오느라 지쳐 쓰러질 듯한 사람도 한번 뒤돌아 보고 달리다 만나는 바람이 아닌 .. 창연의 생각 2006.05.15
누군가 아파 하는데 지금 이 시간 누군가는 마음 다쳐서 그 상처가 너무나 커서 감당 할 수가 없어서 아파하고 있고 정말 소중하게 생각했던 곳을 떠나야 했는데 여전히 말장난으로 일관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이 변하기를 기대하는 것 만큼 어리석은 바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나의 말에 누군가 다쳤다면 정말 사죄하는.. 창연의 생각 2006.05.05
가고 오는 길 꿀벌 잉잉거리는 날개짓에 자운영 무리진 곳을 밟기가 조심스럽다 자운영 부르면 고운 이름이 붉은구름 그림자가 가득히 퍼진다 서로가 부르면 이름보다 더 좋은 느낌으로 다가 서는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멀리 우포에 자운영 무리를 보려고 홀로 찾은 날에도 떨어져 있지만 생각속에서 꽃무리보다 .. 창연의 생각 2006.05.05
비가 오려 할 때 / 문태준 비가 오려 할 때 / 문태준 비가 오려 할 때 그녀가 손등으로 눈을 꾹 눌러 닦아 울려고 할 때 바람의 살들이 청보리밭을 술렁이게 할 때 소심한 공증인처럼 굴던 까만 염소가 멀리서 이끌려 돌아올 때 절름발이 학수형님이 비료를 지고 열무밭으로 나갈 때 먼저 온 빗방울들이 개울물 위에 둥근 우산을 .. 창연의 생각 2006.04.19
뻘 같은 그리움 / 문태준 뻘 같은 그리움 / 문태준 그립다는 것은 당신이 조개처럼 아주 천천히 뻘흙을 토해내고 있다는 말 그립다는 것은 당신이 언젠가 돌로 풀을 눌러놓았었다는 얘기 그 풀들이 돌을 슬쩍슬쩍 밀어올리고 있다는 얘기 풀들이 물컹물컹하게 자라나고 있다는 얘기 ------------------------------------------ 맞다 그리.. 창연의 생각 2006.04.17
[스크랩] 봄 잘라내기 우수를 막 지난 따습은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세진리 국도변 길가에 차를 세우고 쪼그리고 앉아 시간의 싹을 토각토각 나눈다 어쩌면 엄지까지 스며 들었을 잘난척한 마음이 조금 베어질지도 모르고 검지까지 달렸을 미움을 조금 덜어낼지도 어떻게 알아 중지에 남았을 미련이 잘릴 수도 있겠지 약.. 창연의 생각 2006.04.08
[스크랩] 어디선가 잃어버린 흙 신발들 명곡로 앞서가는 일 톤 트럭 연한 하늘빛 어려있는 투명한 비닐봉지에 담긴 파들이 맨발인 채 다발로 묶여서 어딘가를 향해 실려가고 있다 햇살이 뒤따르며 하얀 실핏줄 같은 발들을 어루만지고 있다 파들은 지친 듯 그저 트럭이 흔들리는 대로 제 몸을 방치하고 있다 햇살의 매만짐이 오히려 조마조.. 창연의 생각 2006.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