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를 막 지난
따습은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세진리 국도변 길가에 차를 세우고
쪼그리고 앉아
시간의 싹을 토각토각 나눈다
어쩌면 엄지까지 스며 들었을
잘난척한 마음이 조금 베어질지도 모르고
검지까지 달렸을 미움을
조금 덜어낼지도 어떻게 알아
중지에 남았을 미련이
잘릴 수도 있겠지
약지에 붙었을 욕심도
한소큼 뱉어내는 일인지도
새끼손가락을 물고 있는 아픈
사랑도 지워질 수 있겠지
한 손에 남은 것들은
무엇으로 마저 골라내나
살아가는 일이란
자라는 몸의 어딘가를
이렇게 조금조금
잘라내는 일일까
톡톡 잘려진 조각들이
씨앗이 된다면 어떤 빛깔로
다시 바람을 마주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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