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다행이었어
이렇게
간이역에 이별없이
있을 수 있다는게
철길 양편으로 벚나무들
무진무진 꽃을 피워
가슴도 덩달아 두근두근
그대
생각으로 더 채웠어
꿀벌들은 제임스 골웨이의
플르우트 소리처럼
꽃잎 사이로 날고
있었지
참 이상한 일이야 이렇게
기차를 기다리지 않고도
오래 머물 수
있다니
마침 기적을 울리며
기차가 머리에 불을 켠채 지나갔어
하르륵 하르륵 꽃잎들
날렸었지
아! 죽어도 좋겠다는 말이
순간처럼 입속을 맴돌았어
꽃잎처럼 날려도
아픔없이 눈 감을 것
같았어
벚꽃잎들 뭉텅뭉텅
낮은 구름처럼 깔려 있던
경화역 그 날의
모습이었어
땅에 떨어진 꽃잎조차도
버릴게 하나도 없는 봄날 이었지
'창연의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오늘은 맑았습니다 (0) | 2006.04.08 |
---|---|
[스크랩] 2월의 햇살 (0) | 2006.04.08 |
봄이 참 길겠다 (0) | 2006.04.03 |
삼랑진다리 아래 풍경 (0) | 2005.09.16 |
序詩 (0) | 2005.0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