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겐 오래 전 이야기인지 모릅니다
그대가 어둠속에 헤매일 때
이 불빛 보고 갈 길을 찾았다면
저로선 할 일을 한 것뿐
그대가 누구인지 몰라도
다만 저를 통해 흘러간 빛이
그대의 길을 비추어 주었을거라 생각했을 뿐
저는 다만 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그대 아닌 또 어떤 사람이 지나친다면
이 빛을 보겠지요
그리고 다시 길을 찾겠지요
비가 내려 나를 적시고
태양이 나를 말리고
바람이 나를 시원케하고
지나던 갈매기 날개를 쉬어간다면
밤이와도 별과 달이 내려다 본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한 일
지금은 그저 제게서 나오는 빛을
또 다른 그대가 볼 수 있다면
어둠속에서 길을 찾을 수 있다면
오랜 시간 지나서 제 이름 사라져도
그대 마음에 빛 하나
누구에겐가 또 비춰지겠지요
그리하여 또 오래된 이야기 하나 남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