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연의 책 서평

[서평] 이청리 시인의 이중섭의 잃어버린 에덴의 회복

임창연 2010. 8. 1. 06:44

이청리 시인의 제11시집

낙원의 풍경! 이중섭

 

 

 

 

이중섭의 잃어버린 에덴의 회복

이중섭에게 세상은 에덴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남덕과 중섭에게 에덴을 허락치 않았다.
일제에 대한 민족감정과 6.25라는 전쟁은 그들의 사랑 마저도 유배지인 제주도를 택하게 한다.
그러나 그곳에서 중섭은 에덴을 발견한다. 아무도 제주도는 그들의 벌거벗음을 탓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쟁과 가난으로 점철된 세상은 화가에게까지 빵을 공급해 주지는 않았다.

캔버스가 없어 담배 은박지에 그림을 그렸던 시절의 가난. 

이를 견디다 못한 아내는 경제적으로 무능한 중섭을 남겨두고 아이들을 위해 친정인 일본으로 떠난다.

이후 현해탄은 중섭에게는 견딜 수 없는 그리움의 바다가 된다.

 

 

이청리 시인은 '낙원의 풍경! 이중섭'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서귀포의 그의 잠시 머물렀던 초라한 생가를 지나치기도 하고

드나들면서 보았던 풍경이 그의 가슴에 각인이 되었었다.

그리고 시인 자신의 모습을 보았던 것은 아닐까. 

시를 쓰면서 고뇌하는 자신과 중섭의 모습이 오버랩 되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그의 발자취와 그와의 대화를 서귀포 앞바다에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시를 적었을 것이다.

조용히 앉아 에벤에셀의 서재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시인은  서귀포 바다를 이중섭 바다라고 선포한다.

그것을 바람이 증명하고 파도가 확인을 해 주었다.

제주도에 가시면 서귀포에 나가 앉아 보시라

바람이 여기가 중섭의 바다라고

파도가 중섭의 바다라고 하는 소리를

귀가 간지럽도록 듣게 될 것이다.

 

 

 

'나의 전부인 아내여' 중에서 )

 

 

예술가와 아내는 같이 살면서도 서로가 외로운 존재이다.

중섭에게 아내는 그리움의 전부였다.

하지만 그 외로움도 그림을 그리면 잠시 잊을 수가 있었다.

그 그림속에 그리움을 담기 때문이다.

 

시인에게 아내는 어떤 존재일까

곁에 있어도 그리운 존재,

사랑하면서도 더 사랑하고픈 존재가 아닐까 싶다.

시인의 아내는 섬김의 밥상으로 사랑을 담아낸다.

종섭이 섬김을 받지 못해 외롭고 쓸쓸했지만

시인은 곁에서 아내의 사랑을 받고 있으니 그 시쓰기가 더 행복 할 것이다.

 

 

사랑이란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 보는 것.

이것은 중섭의 마음인 동시에 시인의 눈이다.

사랑은 어른의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다.

순진무구함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것이 사랑을 사랑되게 하는 것이다.

사랑이란 아이의 눈과 마음으로 그대로 받아 들이는 것이다.

 

 

  

 

 중섭은 1938년 일본인 화가들이

                 창립한 단체 지유미즈츠가쿄카이(自由美術家協會)의
2번째 공모전에 응모하여 첫 출품에 협회상을 받았으며,
                  동시에 평자들의 대호평을 획득했다.
이무렵 미술학교 후배인 일본 여성 마사코를 알게 되어 사귀기 시작했다.
시에서 남덕으로 불리는 바로 중섭의 아내이다.
그에게 있어서 아내는 천사였다.
그것이 그들의 사랑이 슬픈 이유가 되기도 하였다.
적국의 여인이었으니 그에겐 이중의 아픔이 된 것이다.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지만 원수의 나라였으니 주위의 눈총이 오죽 하였겠는가?
하지만 중섭에게 있어서 아내는 천사였을 뿐이다. 
 

 

1951년 36세 초에 가족과 부산을 떠나 제주도로 왔다.
여러 날 걸어서 서귀포에 도착. 서귀포에서 만난 주민이 방을 내주어서
안착하게 된다. 피난민에게 주는 배급과 고구마로 연명하는 한편,
게를 잡아 반찬으로 했다.
제주도는 그나마 전쟁의 가운데에서도 조용한 땅이었다.

그에게 아이들과 아내와 함께 배고픈 가운데에서도 망중한을 잠시나마 가지게 되었다.

그에게 서귀포는 바로 에덴동산이었다.

인류의 조상이었던 아담과 하와가 잃어버렸던 에덴동산을 중섭은 보게 되었다.

이청리 시인의 눈을 통해서도 바로 이 에덴동산이 보였던 것이다.

 

 

(아내 남덕에게 보낸 중섭이 보낸 엽서 그림)

 

그러나 가난이 계속되어 부인과 두 아들은 일본인 수용소에 들어갔다가
곧 일본의 친정으로 가고 이별하게 되었다.
부인과 두 아들에게 보내는 그림편지가 시작되었다.
가족에 대한 그의 그리움과 아픔이 그림에 그대로 보여진다.
이후 많은 작품에서도 가족들이 그대로 등장하게 된다.
 

 

(시집 제3부 '기도하는 눈빛으로' 중에서)

 

이 세상에 마지막 남는 유일한 것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사랑이 아닐까 싶다.

사람은 죽어서도 이름을 남긴다고 한다.

그러나 그 이름은 바로 다름 아닌 사랑인 것이다.

중섭이 간염으로 죽어가면서 마지막 그의 눈속에서 찾았던 이름이

아내 남덕과  두 아들 아라군과 발가락군이었던 것이다.

 

이청리 시인의 마지막까지 보일 이야기도 바로 사랑인 것이다.

제주도에 살면서 제주도에서 살았던 인물들을 시인의 눈으로 재탄생시켰다.

서귀포의 파도를 바라보며 같은 눈으로 같은 생각을 하며 이청리 시인을 통해서

중섭이 다시 살아난 것이다. 낙원의 풍경속에 다시 태어난 시인 이중섭을

이번 11번째 시집에서 독자들은 다시 새롭게 만나 볼 것이다.

 

 

 

 

끝으로 이중섭의 간단한 연보와 작품의 일부를 소개코자 한다.

 

 

이중섭(李仲燮,1916.4.10 - 1956.9.6).

 

호는 대향(大鄕). 평남 평양(平壤) 출생. 오산고보(五山高普) 졸업. 일본 도쿄문화학원 미술과 재학 중이던
1937년 일본의 전위적 미술단체의 자유미협전(自由美協展:제7회)에 출품하여 태양상(太陽賞)을 받고,
1939년 자유미술협회의 회원이 되었다. 1945년 귀국, 원산(元山)에서 일본 여자
이남덕(李南德:본명 山本方子)과 결혼하고 원산사범학교 교원으로 있다가 6·25전쟁 때 월남하여
종군화가 단원으로 활동하였으며 신사실파(新寫實派) 동인으로 참여했다. 부산·제주·통영 등지를
전전하며 재료가 없어 담뱃갑 은박지를 화폭 대신 쓰기도 했다.

 

1952년 부인이 생활고로 두 아들과 함께 도일(渡日)하자, 부두노동을 하다가 정부의 환도(還都)와 함께
상경하여 1955년 미도파(美都波)화랑에서 단 한 번의 개인전을 가졌다. 그후 일본에 보낸 처자에 대한
그리움과, 생활고가 겹쳐 정신분열병증세를 나타내기 시작, 1956년 적십자병원에서 간염으로 사망했다.
작풍(作風)은 포비슴(야수파)의 영향을 받았으며 향토적이며 개성적인 것으로서 한국 서구근대화의 화풍을 도입하는 데 공헌했다. 담뱃갑 은박지에 송곳으로 긁어서 그린 선화(線畵)는 표현의 새로운 영역의
탐구로 평가된다. 작품으로 《소》(뉴욕현대미술관 소장), 《흰 소》(홍익대학교 소장) 등이 있다.

 


 

 

 

 

 

 

 

 

 

 

 

 

 

 

 

 

 

 

 

 

 

 

 

<여인>

종이에 연필 - 41.3×25.8cm
1942년 - 개인소장


이중섭이 마사코와 매우 가까워진 시기에 그녀를 그린 그림이 <여인>이다.

오른쪽 젖가슴과 등을 보인 채 서 있는 여인의 뒷모습을 그린 이 그림은, 두 갈래 머리카락의 한 가닥을 오른쪽 팔에 걸치고 그 일부분을 손가락으로 쥐게 함으로써 화면에 생기를 부여했다. 또한 전체적으로 곡선이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상체는 벗고, 허리 부분에서 치마를 걸쳤는데 고갱의 타히티 시절 그림에 등장하는 멜라네시아 열도 문화권에서 입는 사롱과 흡사하여 그 영향을 짐작하게 한다.

마사코는 손과 발이 다소 큰 것이 특징이었다고 한다.

 

길 떠나는 가족
종이에 유채, 29.5×64.5cm, 1954년

 

황소
종이에 유채, 32.3×49.5cm, 1953년 무렵  

 

투계
종이에 유채, 29×42cm 과천 국립 현대 미술관 소장

 

 

달과 까마귀
종이에 유채, 29×41.5cm, 1954년  

 

흰 소
나무판에 유채, 30×41.7cm, 1954년 무렵 서울 홍익대학교 박물관 소장

 


종이에 유채, 27.5×41.5cm

 

흰 소
종이에 유채, 34.5×53.5cm, 1953년 무렵 용인 호암 미술관 소장

 

봄의 어린이
종이에 연필과 유채, 32.6×49cm

 

두 아이와 물고기와 게
종이에 먹과 수채, 10.5×12.5cm

 

신문을 보는 사람들
은박지에 유채, 미국 뉴욕 모던 아트 뮤지엄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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