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연의 책 서평

[서평] 우리집이 더 비싸거든

임창연 2010. 3. 23. 14:33

우리집이 더 비싸거든 / 강효미 글, 마정원 그림 / 파란정원

 

 

 

 

 

  이 책은

 

 파란정원 출판사의 맛있는 책읽기 시리즈 10번째 책이다. 특별히 이 책은 초등학교 2학년 1학기 <슬기로운 생활> 6단원 ‘우리집이 좋아요’ 관련 책이다. 2학년을 둔 부모님이 아동들에게 선물하신다면 독서와 학습을 자연스럽게 겸할 수 있어 적극 추천한다. 하지만 초등학생이 읽어도 어른이 읽더라도 그 감동은 같으리라 본다. 동화를 아동들만의 책이라는 이야기는 말 그대로 옛날이야기이다. 강효미 작가의 글도 너무 좋지만 마정원 작가의 그림 또한 누가 보아도 정감이 가는 작품이다. 이제 아동용 도서에서 그림은 글을 재미있게 읽게해 주는 보조적인 역할을 뛰어넘어 일러스트란 예술로 승화된지 오랜인 것이다. 글과 그림이 너무 어울리는 좋은 책이다.

 

 

 

 

  시골에서 이사 온 달래

 

 아빠가 돌아가신 뒤 형편이 어렵게 된 달래네는 엄마가 공장에 다니시면서 돈을 벌려고 도시로 이사를 왔다. 다행히 시골과 비슷한 마당이 있는 집이었는데, 아뿔싸 주위 아파트에 가려져 하늘이 보이지 않았다. 달래는 외쳤다.

‘우리집 하늘을 저 아파트들한테 도둑맞았어!’ (p.20)

도대체 도시 아이들은 관심이 집이 몇 평 인 것에 있을까?

전학 온 날 아이들은 주택가에 산다고 무시했다. 첫 날부터 왕따를 당했다. 짜꿍이자 반장인 왕규현도 달래의 책상까지 발로 밀어내었다.

달래는 집으로 돌아와 엄마에게 화풀이를 해댔다.

‘나도 아파트로 이사갈래!’ (p.30)

왜 애들은 집 크기나 사는 곳에 따라 무시를 하는 걸까?

어른들이 잘 못 만들어 놓은 잣대에 애들까지 덩달아 물들어 버렸다.

 

 

 

 

  달래의 생일

 

 하굣길에 연진이란 애가 쪽지를 건넸다. 자기도 같은 상록수길 주택가가 있는 곳에 산다고 했다. 마침 다가오는 일요일이 달래의 생일이었다. 연진이를 초대했다. 그날 달래를 왕따 시켰던 지연이와 보배도 왔다. 달래는 눈을 흘겼다. 두 친구는 사과를 했다. 다른 애들이 놀릴까봐 친한 척 안했단다. 생일 선물로 엄마가 준 강아지랑 호스에 물을 뿌리며 마당에서 신나게 놀았어요. 어디 아파트 사는 애들이 꿈이나 꾸겠어요. 달래네 마당이니까 가능한 일이었지요.

 

 

 

 

  감자사건

 

 6월의 어느 날 집 뒤 감자밭에서 감자를 수확했지요. 엄마는 선생님에게 드리라며 비닐봉지에 한 가득 담아 주셨어요. 선생님은 유기농 감자라며 기뻐 하셨어요. 그런데 짝꿍인 규현이가 어찌나 놀려대기에 그만 머리통을 한 대 쥐어 박았죠. 그런데 남자애가 질질 짜는게 아니겠어요. 그날 저녁 규현이 엄마가 달래집에 찾아와 난리를 치는 통에 달래는 엄마에게 매를 맞고 울었지요. 거기다 달래 엄마는 텃밭에서 기른 오이랑, 상추, 고추 등을 싸 주자. 규현이 엄마는 웃으며 돌아갔어요. 억울했지만 이제 달래는 규현이를 무시하기로 했어요.

 

 

 

 

  강아지를 부탁해

 

 비가 마구 쏟아져 내리던 날 누군가가 찾아 왔어요. 규현이는 생일 선물로 아빠한테 받은 강아지를 들고 비 맞은 생쥐처럼 불쌍하게 서 있는게 아니겠어요. 엄마가 싫어한다고 좀 맡아 달라는게 아니겠어요. 규현이는 미웠지만 강아지가 불쌍해 돌봐 주기로 했어요.

‘어느새 비는 그쳤고 달래네 마당에는 고운 무지개가 떴어요.’ (p.82)

 

 이 책은 자본주의 논리에 어린이들의 마음도 집의 값에 의해 가치를 판단하는 아픈 현실을 이야기해 주고 있어요. 하지만 그 속에서도 그들만의 세계를 화합으로 만들어 가고 있어요. 실제적인 현실을 아이들과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책이지요. 꼭 권하고 싶네요. 읽고나면 분명히 진한 감동을 만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