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연의 책 서평

[서평] 촛불의 좌우에 선 사람들

임창연 2010. 2. 18. 12:18

 

 

 

촛불의 좌우에 선 사람들

 

캔들플라워 / 김선우 / 예담

 

 

 아직은 시인 김선우라고 불리는게 자연스러운 작가의 소설 [캔들플라워] 그녀의 두 번째 소설이다.

 

 소설의 사건 중심은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수입소 반대운동이다. 이 집회를 중심으로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주인공 지오는 캐나다에 사는 모계 혈통 3대가 함께 사는 한국인 3세이다. 어쩌면 객관적인 화자라고 내세운 지오가 주인공이라고 생각든다면 나만의 견해가 될 수도 있겠다. 지오는 15살. 그 집회는 어머니들이 유모차에 싣고 온 어린이를 제외한다면 자발적으로 참여한 미성년들의 나이일 것이다.

 

 시대의 역사는 현장성과 시간성이라는 것과 더불어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객관성이 필요하다고 나는 믿는 편이다. 보수든 진보든 완전한 정치의 완성에 이르기에는 둘 다 미완의 열매를 맺게 되리라 생각한다. 보수이되 극우가 아닌 지켜야 할 소중한 전통을 공감과 설득으로 보호해야 한다. 진보이되 극좌가 아닌 개혁적이고 혁명적이면서도 옳은 가치는 늦더라도 지키면서 소통과 설득으로 나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진보도 보수도 아닌 중립적 평화를 유지하고픈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우리는 나와 의견이 다르면 섣불리 적으로 또는 회색분자로 쉽게 낙인을 찍는 일들을 쉽게 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도 저도 아니면서 가까운 쪽에 흽쓸려서 원치 않는 곳까지 나아가기도 했다. 이 소설이 진보의 시각에서 써졌다면 보수의 시각으로 써여진 작품도 만났으면 좋겠다. 언제부터인가 한국문인협회와 민족문학작가회의로- 지금은 작가회의로 명칭이 바뀌었다 - 갈라진 현실이 참으로 안타까웠었다. 정치의 모습 또한 야당과 여당으로 나누어져 평행선 이라기 보다 끊임없이 충돌을 거듭하며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는 대립을 끝도없이 보아왔고 앞으로도 보리라는 것이 자명한 사실이다. 같은 체제에 화해없이 다른 체제로 통일을 꿈꾸는 이중성이 다소 곤혹스럽기도 하다. 공감보다는 상대의 약점을 들추고 물고 늘어지는 그들만의 방식이 무모하기조차 하다. 한쪽을 무너지게 하면서 같이 살자라고 한다면 너무 이기적일 것이다. 가진 자가 못 가진 자에게 그걸 빌미 삼아 권력과 월권을 휘두른다면 그것도 볼쌍 사나운 일이다. 물론 건전한 진보와 보수, 여당과 야당, 다양한 목소리가 어우러져 발전하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 일 것이다.

 

 촛불꽃이 피었던 이야기는 양쪽 모두가 꼽씹어봐야 하는 진지한 사건이다. 누가 이긴 사건이 아닌 양쪽의 패배이든지 아니면 무승부이다. 아니 아직도 끝나지 않은 현재진행 중인 타는 촛불의 이야기다. 지오는 그걸 가슴에 안고 떠난 것이다. 지오와 지오의 다른 분신은 동격이 아닌 나뉘어져 있지만 결국 사랑으로 껴안아야 할 우리의 또 다른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