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선장이 부르는 바다의 연가
경남 창원에서 활동 중인 김명이 시인이 창연출판사에서 시집 『시작이 반이다』를 펴냈다. 시집은 ‘시인의 말’과 1부에는 ‘도전장을 내민 첫날 밤’ 외 21편의 시, 2부에는 ‘인심은 조석변이더라’ 외 20편의 시, 3부에는 ‘배움의 터전 진동초등학교’ 외 20편의 시, 4부에는 ‘보름달만 같아라’ 외 19편의 시 등 83편의 시와 마경덕 시인의 ‘절반의 시작을 넘어 당당하게 나아가다’라는 시집 해설이 실려 있다.
김명이 시인은 여선장이라는 별명이 있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광암으로 20대에 시집와서 바다와 함께한 시인이다. 지금도 칠순의 나이에 건강하게 미더덕을 까며 바다를 지키고 있다. 주민들이 시비를 광암 해변 입구에 세워준 명실상부한 지역이 인정한 시인이다. 파도를 직접 몸으로 헤치며 살아온 누구보다도 바다를 잘 아는 시인이다. 바다가 언제 눈을 뜨는지 바다가 언제 몸을 비우는지, 아침저녁으로 바다 위로 솟는 해가 산 너머 지는 것을 바라보며 바다와 매일 대화를 나누는 시인이다. 그래서 그녀의 시에서는 바다의 비린내와 세상에서도 썩지 않을 소금의 지혜가 문장의 행간마다 들어있다.
해설을 쓴 마경덕 시인은 “시집 『시작이 반이다』의 내부 충동을 일으키는 ‘모티프’는 바다이다. 시인은 바다뿐만이 아니라 그 안에 존재하는 여러 관계에도 주목하며 주변을 관찰한다. 바다와 시는 서로를 보완하고 순환하는 구조 안에 존재한다. 김명이 시인은 생생한 바다의 체험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전하고 있다. 시인이 구성한 ‘내러티브’는 가파른 ‘삶의 갈피 갈피에 야박한 현실을 이겨낼 수 있는 ‘온기 한 줌’을 끼워 넣어 ‘불완전한 자아’를 위무한다는 것이다. ‘희망’이라는 ‘긍정의 힘’이 불행을 치유하며 각박한 세상과의 거리를 좁혀나간다. 어떤 상황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것은 질곡의 세월, 느닷없는 이별을 버텨내기 위해 시인이 스스로 터득한 ‘결과물’일 것이다. 시집 『시작이 반이다』는 ‘절반의 시작’을 넘어 앞으로 당당하게 나아가는 자신에게 보내는 용기이며 위로이다.”라고 말했다.
김명이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40여 년 구석구석을 찾아 훑고 헤매던 바다 일을 접은 뒤에 늦깎이로 경남대학교 평생교육원 시창작 배움 과정에 첫발을 디딘 게 2001년 가을이었다. 그렇게 문학의 길에 들어선 지 스무 해가 훌쩍 흘렀다. 그동안 나름 최선을 다해 매진해 온 결실들을 정리해 몇 차례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하지만 설익어 부족한 아람들을 외람되게 선보이는 만용을 부린 것 같아 자성自省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또다시 시집을 발간하기로 했다. 책으로 꾸며질 작품들은 예나 지금이나 어쭙잖은 내용일지라도 진솔한 나의 혼과 얼을 오롯이 응축된 분신들이다.”라고 말했다.
김명이 시인은 마산합포구 진동면 광암 출생으로 경남대학 평생교육원 시 창작 과정 및 수필 창작 과정을 수료했다. 2005년에 <미래문학>으로 시 부문 등단, 2007년 <다산문학>으로 수필 부문으로 등단했다. 수상으로는 <시와 늪> 작가상, <시와 늪> 문학상, 한국해양문학상 장려상, 수협중앙회 창립 50주년 수기 공모전 장려상 수상, 마산 여류문학 시낭송 입상 등이 있다. 현재 경남문인협회, 마산문인협회 회원, 시와 늪 문학회 고문으로 있다. 저서는 시집 『그 사람이 보고 싶다』, 『바다가 쓴 시』, 『늙은 고래의 푸념』, 『시작이 반이다』 가 있고, 수필집으로 『바다는 성추행을 해도 왜 죄가 되지 않을까』가 있다.
김명이 지음 / 창연출판사 펴냄 / 144쪽 / 국판 변형 / 값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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