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연의 책 서평

[서평] 완벽한 가족

임창연 2010. 4. 1. 23:45

[완벽한 가족]

 

 로드리고 무뇨스 아비아 글, 오윤화 그림, 남진희 옮김 / 다림

 

 

 


 

 

   우리가족 결점 찾기

 

 우리 가족은 완벽할까? 아니다 결코 아니다. 찾아보면 결점이 한 두 개가 아니다. 그렇다고 문제가 있는가 아니다. 그게 자연스러운 것 아닐까? 완벽한 사람이란 건 어쩌면 매우 불편한 사람이다. 이 책의 알렉스네 가족이 그랬다. 알렉스가 아무리 보아도 가족 모두는 완벽했다. 아버지 페는 물리학자인데 전공은 유체역학이다. 엄마인 세타는 거실에 소파를 없앨정도로 정돈의 달인. 두 분 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그 분의 친구들도 그렇다. 누나인 델리아와 실비아는 키가 180센티미터에 학교에서는 최고 점수를 유지하고 있다. 알렉스는 이번 시험에 국어와 수학을 낙제했다. 하지만 관심은 가지지만 아무도 성적 때문에 화를 내지 않았다. 알렉스는 이런 완벽한 집안 분위기가 부담스럽고 짜증난다. 어떻게 다들 이렇게 완벽할 수 있단 말인가? 여러분의 가족들은 어떤가요?

 

 

 


 

  가족들을 감시하다

 

 나도 알렉스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다. 이런 분위기라면 숨이 막히지 않겠는가. 한참 마구어지럽히고 뛰놀아야할 아이들에겐 이런 집은 마치 절간이나 교회 같은 분위기가 아닐까? 함부로 놀면 불경스러운 분위기 도대체 집이 이래도 되는건가? 드디어 친구인 라파에게 이런 마음을 털어놓자 알렉스의 마음에 동의를 한다. 그래 어디 한 번 가족들의 결점을 찾아 보는거야. 알렉스는 아버지, 엄마, 누나들의 동태를 살피기 시작했다. 아! 이런 사태가 벌어지다니 여러분이 이런 경우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뭔가 알렉스처럼 방도를 꾸며야 하지 않겠는가. 드디어 라파와 함께 소파 뒤에 숨어서 가족들의 허점을 찾기로 했다. 그런데 라파는 참을성이 없다. 재채기를 하는 바람에 들킬 뻔 했다. 그래서 알렉스는 라파를 떼어 버리고 홀로 감시와 미행을 시작했다.

 


 

 

  결점이 드러나다, 가족들 위로하기

 

학교를 결석하고 아버지를 미행하던 날 알렉스는 놀라게 된다. 직장에 출근을 하지 않고 카페에서 식사를 하고 책과 신문을 읽고 태연하게 집으로 돌아오시는 것이 아닌가. 충격이기도 했지만 비밀을 안 것이 내심 기쁘기도 했다. 다음은 누나들 갑자기 방문을 열어 젖히자 치마 밑에 깨알 같은 컨닝 페이퍼를 만들고 있다가 발각이 되었다. 오! 이런 누나들의 성적의 비결이 이것 이었던가. 마지막 엄마까지 정원에서 담배를 피우시는 것을 알렉스는 발견을 한다. 놀라움과 동시에 알렉스는 안도를 한다. 나처럼 모두들 완벽하지 않다는 것. 적잖이 위로가 되면서도 연민이 들기도 했다. 아! 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가 있을까? 알렉스는 그들을 위해 카스테라를 굽기로 했는데 잘못 되어 불이 커지고 소방차까지 출동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서로는 이 사건을 통해 가족 모두는 서로의 아픔을 고백하고 마음을 터 놓는다.

 


 

 

  그래도 행복한 가족, 결점이 있어도 행복해

 

 남의 집이 늘 행복하고 안벽해 보이지만 우리가 보는 것은 껍질일 뿐이다. 조금만 파고 들어 보면 아니 한 껍질만 벗겨도 별 다른 인생이 아니란 것이다. 다 비슷한 고민과 말 못할 사정들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대단한 결점도 아닌 사소한 인간적인 연민이 묻어나는 그런 부분들일 것이다. 그게 오히려 이웃의 벽을 허무는 좋은 촉매제가 될 것이다. 꽁꽁 숨겨두는 비밀이 아닌 텁텁한 막걸리 같은 편안한 술처럼 그러면서도 시원한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완벽한 가족이란 바로 평범하고 정감있는 편안한 이웃이 아니고 누구이겠는가? 이 소설은 남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집 이야기인 동시에 이웃집의 이야기이다. 저자의 재미나고 위트있는 문장과 삽화의 절묘한 조화도 지나칠 수 없는 즐거움을 더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