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나누고 싶은 글

혀 / 문태준

임창연 2006. 4. 17. 01:15
        혀                                                        

                       / 문태준

 

 


잠자다 깬 새벽에

아픈 어머니 생각이

절박하다

 

내 어릴 적

눈에 검불이 들어갔을 때

찬물로 입을 헹궈

내 눈동자를

내 혼을

가장 부드러운 살로

혀로

핥아주시던

 

붉은 아궁이 앞에서

조속조속 졸 때에도

구들에서 굴뚝까지

당신의 눈에

불이 지나가고

 

칠석이면

두 손으로 곱게 빌던

그 돌부처가

이제는 당신의 눈동자로

들어앉아서

 

어느 생애에

내가 당신에게

목숨을 받지 않아서

무정한 참빗이라도 될까

 

어느 생애에야

내 혀가

그 돌 같은

눈동자를 다 쓸어낼까

 

목을 빼고 천천히

울고, 울어서

젖은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