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연의 새책 소개

욕망의 경제학 (김영사)

임창연 2009. 12. 18. 20:56

 

 

 

 

 

 

 

 

“인간의 비이성적 본능과 자유시장경제의 충돌을 적나라하게 폭로하는 놀라운 책!”

- 댄 애리얼리, ≪상식 밖의 경제학≫ 저자이자 MIT 행동경제학 교수


그동안 알고 있던 300년 전통경제학의 핵심논리를 완전히 뒤집는 행동경제학의 유쾌한 세계! 자유와 통제, 개인의 이익과 집단의 성공, 감정과 이성 사이의 첨예한 대립각을 극대화시키며 세계경제학계를 논쟁의 허리케인 속으로 몰아넣은 경제심리분야의 문제작!


행동과학과 결정심리학의 세계적 석학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의사이자 지식융합 선구자인 피터 우벨은 15년 동안 ‘행동경제학’을 치밀하게 연구했다. 그 이론적 토대를 비만이나 중독에 빠져 괴로워하는 환자를 치료하며 경험한 현실 사례와 접목시킴으로써 기존 경제학이론서와 차별화된 필생의 역작을 완성했다. 인간 행동에 잠재된 논리를 명쾌하게 밝히는 이 책은 애덤 스미스에서 대니얼 카너먼, 리처드 탈러에서 신진 경제학자들의 이론까지 행동경제학의 기원에서 이론 형성과 발전 과정을 한 눈에 꿰뚫는다. 또한 행동경제학 이론을 세계 경제 위기 상황과 정부 정책에 대입하여 대안적인 경제모델을 제시하는 최초의 책이다.



13. 책속에서

자유로운 자본주의 국가에서 사는 것은 분명 행운이다. 그만큼 자유는 매우 특별하며 많은 사람이 기꺼이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키려고 하는 고귀한 가치다. 또한 자유는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목표를 추구할 수 있도록 만든다. 자유 덕분에 우리는 어떤 직업을 가질지, 누구와 결혼할지, 몇 명의 아이를 낳을지, 어떤 샴푸를 살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문제는 선택의 자유에 ‘나쁜 선택을 할 자유’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수많은 기업이 인간 행동을 연구하고 있는데 이는 종종 부정적인 결과를 낳기도 한다. 예를 들어 P&G는 수백만 달러짜리 자기공명영상장치를 이용해 자사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뇌 반응을 분석한다. 또한 심리학, 사회학 박사들은 대학을 떠나 기업에서 인간 행동에 대한 지식을 판매로 연결시키는 일에 종사한다. 소비자 중에는 자신이 텔레비전 광고나 판촉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마케팅 전문가들은 인간 행동에 대해 그들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는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마케팅의 영향을 받는다.

나는 자유의 위험을 강조하고 나아가 자유를 일부 제한하면 건강과 복지well-being를 증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자 이 책을 썼다. 이를 위해 자본주의가 인간의 본성과 만날 때, 다시 말해 잘못된 결정을 유발하는 인간적인 성향이 자유를 누릴 때 발생하는 폐해를 설명할 것이다. (6쪽 - 머리글 중에서)


확실성의 힘을 이해하기 위해 여러분이 방금 치명적인 암에 걸렸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여러분이 1년 이상 생존할 확률은 없다. 한 가지 희망은 생존율을 3퍼센트로 높여주는 새로운 화학요법이 최근에 개발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아직 보험을 적용받지 못한다. 이때 여러분은 최신 화학요법을 받기 위해 얼마를 지불하겠는가?

그 대답을 생각했다면 이제 다른 상황을 고려해보자. 여러분은 생명에 위협을 주긴 하지만 치료 가능성이 훨씬 큰 암에 걸렸다. 그리고 보험회사가 생존율을 50퍼센트로 높여주는 표준 화학요법의 비용을 대줄 것이다. 이때 생존율을 53퍼센트로 높여주지만 아직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최신 화학요법을 받기 위해 얼마를 지불하겠는가? 여러분이 생각한 액수가 얼마든 앞의 경우에 생각한 액수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

두 경우 모두 생존율을 3퍼센트 높이기 위해 돈을 쓴다. 그런데 첫 번째 수치는 아주 크게 느껴지는 반면 두 번째는 거의 사소해 보인다. 그 이유는 첫 번째 경우에 확실한 죽음이 미치는 심리적 힘이 3퍼센트의 가치를 확대시키기 때문이다.

카너먼과 트버스키는 중요한 선택을 앞둔 사람이 참고할 수 있는 이론을 개발하려 노력했다. 이들은 서로 다른 생체리듬에 따라 트버스키는 밤늦은 시간에, 카너먼은 아침 일찍 일어나 구상을 하고 점심시간부터 늦은 오후까지 대화하는 식으로 공동작업을 했다. 이처럼 효율적인 협력관계를 통해 새로운 통찰이 계속 발견되었다.

(64~65쪽)

 

 


탈러는 경제학자들조차 포커게임에서 비이성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고려할 때 이성적인 효용 극대화를 전제로 한 19세기 경제사상은 상당한 결함을 안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당시 이러한 그의 생각은 이단적이었다. 따라서 그는 동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할 때 최대한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기존 경제사상의 이론적 바탕을 흔들지 않는 선에서 비이성적 행동을 보여주는 일화들을 에둘러 제시했던 것이다. 그는 비이성적 행동들을 설명하는 책을 내려고 자료를 모았지만, 이성적 선택에 대한 표준경제 이론을 대체할 만한 새로운 이론을 수립할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고민하던 그에게 우연히 탈출구가 찾아왔다.

1976년 여름, 탈러는 위험한 일의 정당한 대가를 평가하는 학회에 참석했다. 그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심각한 부상을 당할 위험이 있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 추가로 얼마를 지불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를 논의했다. 학회에는 경제학자뿐 아니라 카너먼과 트버스키가 매달렸던 연구 과제 중 다수를 공유했던 폴 슬로빅Paul Slovic이나 바루크 피쇼프Baruch Fischhoff 같은 젊은 심리학자도 참석했다.

그 학회에서 중요한 영감을 얻은 탈러는 돌아오는 길에 피쇼프에게 사람들의 비이성적인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탈러의 이야기를 들은 피쇼프는 그다지 놀라울 것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우편으로(당시에는 아직 이메일이 없었다) 관련 자료를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 다음주에 탈러가 받은 논문들 중에는 카너먼과 트버스키가 쓴 어림법과 편향에 대한 초기 논문도 있었다. 마치 금광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흥분한 탈러는 한달음에 도서관으로 달려가 두 사람이 쓴 다른 논문을 읽었다. 같은 책.

 마침내 자신이 목격한 비이성적 행동을 설명하는 이론을 찾았기 때문이다. 이 이론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탈러는 경제학 저널에 그동안 기록해온 글을 실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행동경제학이다.

(72~73쪽)

 

 


이성성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거의 모든 정책적인 문제를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이 다리가 부러져도, 혹은 폐렴에 걸려도 죽이라는 처방만 내리는 엉터리 수의사처럼 말이다. 그들은 비만 문제도 시장에 맡기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진정으로 뱃살을 빼고 싶다면 시장이 그러한 욕구를 충족시킬 길을 찾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자유는 그들이 주장하는 것만큼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종종 그것을 얻기 위한 결심을 하지 못한다.

(92쪽)

 

 


그러면 이번에는 오늘 100달러를 받는 것과 내일 110달러를 받는 것 중에서 선택하는 상황을 상상해보자. 이 경우 대부분의 사람은 금액이 적은 쪽을 선택한다. 먼 미래에는 10달러를 더 받기 위해 하루를 기다릴 수 있지만 지금 당장은 안 되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단기적으로는 높은 할인율을, 장기적으로는 낮은 할인율을 적용한다. 이 중에서 어느 쪽이 진정한 선호를 반영하는 것일까? 이처럼 불규칙한 경향을 놓고 할인율의 이성성을 말할 수 있을까?

노벨상 수상자 토머스 셸링Thomas Schelling은 우리 안에서 싸우는 ‘다수의 자아’에 대해 멋진 글을 썼다. 내면의 자아들은 서로 자신이 선호하는 방향대로 우리 삶을 지배하려 한다. 내 경우 장기 자아는 안전한 저축상품에 돈을 넣길 원하고, 단기 자아는 위험도 높은 신생기업의 주식에 투자하길 원한다. 또한 장기 자아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운동하길 원하고 단기 자아는 잠을 더 자길 원한다.

사람들이 시장에서 보다 이성적으로 행동하도록 사회가 도와야 하는지를 검토할 때,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그들이 어떤 자아의 말을 들어야 하는가이다. 시장은 어떤 자아의 효용을 극대화해야 할까?

(122쪽)



14. 저자, 역자 소개

피터 우벨(Peter A. Ubel)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경제·심리 석학. 미시건대학의 의학 및 심리학 교수이자 의료 분야의 행동 및 의사결정학 센터 소장이며 앤하버보훈병원의 내과의사다. 결정심리학과 행동경제학을 활용해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식과 그 결정이 경제와 문화, 건강과 복지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 산하 국제보건위원회의 창립위원이기도 한 그는 보건정책과 관련된 행동과학을 선도하는 석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0년, 클린턴 정부로부터 신진연구자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지식의 경계를 허문 다양한 연구를 통해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뉴욕타임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뉴리더New Leader>, <허핑턴포스트> 등에 행동경제학과 인간 심리, 의학과 과학 분야를 망라한 대중적 글쓰기를 통해 활발한 기고 활동을 펼치고 있다. 활발하게 기고중이며, 《삶의 가치: 지금이 전 국민 의료보험제도를 시행할 시기인 이유Pricing Life: Why It’s Time for Health Care Rationing》와 《극복의 힘You’re Stronger Than You Think》을 펴냈다.

 

 


김태훈 옮김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 ≪혁신이란 무엇인가≫, ≪야성적 충동≫, ≪금융공황의 시대≫, ≪불 인 차이나≫,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그린스펀 버블≫, ≪기빙: 우리 각자의 나눔으로 세상을 바꾸는 법≫, ≪카탈리스트 코드≫, ≪가격파괴 전략≫, ≪뮌헨, 1972≫ 외 다수가 있다.

 

 


이인식 해제

대한민국 과학칼럼니스트 1호.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부산일보> 등 주요 일간지에 고정칼럼을 400편 이상, <월간조선>,<과학동아>, <주간동아>, <시사저널> 등 잡지에 기명칼럼을 150편 이상 연재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과학저술가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탁월한 통찰력과 20년 가까운 집필 활동을 기반으로 학문 간 경계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그동안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주제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소개해왔다. 또한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지식 융합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최신 과학·공학 이론을 누구나 알기 쉽도록 독창적으로 집필, 국내 과학 출판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45년 광주에서 출생하여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과학문화연구소 소장이자 KAIST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지식의 대융합》, 《21세기 키워드》, 《미래신문》, 《나노 기술이 미래를 바꾼다》, 《이인식의 과학나라》, 《미래 교양 사전》, 《유토피아 이야기》, 《짝짓기의 심리학》 등이 있다. 제1회 한국공학한림원 해동상, 제47회 한국출판문화상, 서울대 자랑스런 전자동문상을 수상했다.




15. 출판사 리뷰

비만의 원인은 유전이 아닌 자유시장에 있다!

의사이자 심리학자의 눈으로 파헤친 흥미진진한 행동경제학의 세계.

호모 에코노미쿠스 시대의 몰락 이후, 자유시장경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없는가?


놀라운 기적을 행하면서도, 인간의 삶을 혼돈으로 내모는 자유시장의 양면성을 파헤친 경제교양서!

키가 189센티미터에 이르는 존 하워드는 젊은 시절, 레슬링과 육상선수를 지낼 정도로 건강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시에서 개최한 육상대회에서 우승했고, 레슬링 특기생으로 대학에 진학했으니 만능 체육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50년이 지난 지금, 그는 잠에서 깨자마자 눈을 비비며 침대 옆 탁자에서 인슐린 약병과 주사기, 혈당측정기를 꺼내든다. 바늘로 손가락 끝을 찔러 측정기에 핏방울을 떨어뜨리고 혈당을 잰 뒤, 적정량의 인슐린을 주사기에 넣은 뒤 습관처럼 배에 찔러 넣는다.

예순 여덟살인 존은 약물 덕분에 쉰 여덟 살에 당뇨병 합병증으로 사망한 자신의 아버지보다 10년을 더 살고 있다. 평균 연령이 높아지는 이유는 의학 기술의 발전 때문만은 아니다. 현대인의 건강과 복지를 뒷받침하는 것은 바로 자유시장의 진화다.

존이 사용하는 주사기의 바늘을 한번 생각해보라. 그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약 16킬로미터 떨어진 루뱅Leuven의 테루모 바늘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매일 450만개씩 생산하는 주사기 바늘 중 하나를 사용하고 있다.

존이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으려면 바늘 외에도 다른 물건이 필요하다. 우선 주사기 본체는 인도나 중국에 있는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시장이 행한 기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인슐린도 빠뜨릴 수 없다. 존이 사용하는 인슐린은 대개 실험실 연구원들이 제조하며 그들은 인슐린을 생산하기 위해 유전자를 변형한 박테리아 무리를 관찰한다.

이처럼 존이 아침마다 투여하는 인슐린은 많은 사람의 노동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십여 명, 아니 백여 명이 바늘 공장, 주사기 공장, 인슐린 공장에서 존의 인슐린 주사에 필요한 물건들을 만드는 것이다. 그밖에도 존이 다니는 병원까지 바늘, 주사기, 인슐린을 옮기는 데 많은 사람이 기여한다. 그뿐 아니라 헤아릴 수 없는 인원이 바늘 혹은 주사기의 원재료인 철과 석유를 채취하거나 채취한 철과 석유를 전 세계로 옮길 트럭, 선박, 기차를 만든다.

존에게 약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작용한 시장의 힘은 광산이나 유전, 공장의 영역을 훨씬 뛰어넘는 곳까지 미친다. 인슐린을 만든 생명공학 기업에 투자한 벤처투자자와 인슐린을 운송하는 트럭회사에 자금을 빌려준 은행, 이 모든 운영 절차에 개입한 은행가, 그리고 기업가를 가르친 경영대학원을 생각해보라.

한마디로 존은 수천 명의 도움으로 매일 인슐린을 투여하는 셈이다. 가히 자유시장의 놀라운 기적이라 칭할 만하다. 하지만 존을 당뇨병 환자로 만든 다른 기업들은 간과했다. 학창시절에 건강한 운동선수였음에도 패스트푸드와 정크푸드를 즐긴 탓에 당뇨병 환자로 전락한 존 하워드를 생각해보라. 존의 체중을 증가시킨 주범인 스테이크나 시나몬 롤, 감자튀김을 만든 기업은 어떤 기적을 행한 걸까?

자본주의 국가에서 사는 것은 분명 행운이며, ‘자유로운 시장경제’가 무엇이든 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행복을 누리게 하지만, ‘나쁜 선택을 할 자유’까지 보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책 《욕망의 경제학(김영사 刊)》이 출간되었다. 이 책을 쓴 피터 우벨은 미시건대학의 심리학 교수이자 앤하버보훈병원의 내과의사다. 결정심리학과 행동경제학을 활용해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식을 연구해온 그는 이 책에서 행동경제학 이론을, 비만이나 중독에 빠져 괴로워하는 환자를 치료하며 경업함 실제 사례와 접목시킴으로써 기존 행동경제학 이론서들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또한 애덤 스미스와 대니얼 카너먼, 리처드 탈러는 물론 신진 경제학자들의 이론 형성 과정을 소개했다.

 

 


부드러운 개입을 넘어선 적극적인 간섭 제안.

지금까지 행동경제학 이론을 세계 경제 위기와 실생활, 조직, 정부정책에 대입한 보기 드문 시도!

 우벨은 이 책을 통해 인간은 이성적이면서도 동시에 비이성적이기 때문에 ‘통제 받지 않은 상황에서 잘못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이는 인간을 호모 에코노미쿠스라는 합리적 존재로 가정하는 고전경제학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행동경제학 이론은 세계 경제 위기 상황과 정부 정책에 대입하여 대안적인 경제모델을 제시한 점이다. 이를테면 그동안 이론에만 머무르던 행동경제학을 실생활과 조직, 국가로 확장시킨 것이다. 우벨이 제시하는 경제모델은 리처드 탈러의 《넛지》에서 제안한 부드러운 간섭을 넘어선 ‘적극적인 간섭’이다. 이를 테면 비만을 관리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간섭을 통해 세금정책을 단행할 것을 제안한다. 건강을 유지하는 사람에게 세금의 일정부분을 돌려주거나, 건강에 나쁜 식품을 만드는 기업에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시행하라는 것이다. 우벨은 이러한 적극적인 간섭을 통해 ‘자유시장경제의 맹점’을 보완하고 ‘건강한 경제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벨이 진단하는 미국 경제 불황의 원인은 무엇일까? 그는 인간의 불합리한 성향과 탐욕을 꼽았다. 또한 미국인의 타고난 낙천주의와 무지를 덧붙였다. 사람들은 호주머니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외상으로 물건을 사고, 살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아이스크림을 먹고, 이자 갚을 계획도 궁리하지 않고 신용카드를 마구 긁는다. 우벨은 이러한 충동적 행동이 미국의 경제 위기를 초래했다고 진단한다.

그렇다면 인간을 왜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걸까? 우벨은 그 까닭이 인간의 자제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담배가 폐암의 원인인 줄 알면서도 끊지 못하고, 아침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말을 듣고도 늦잠을 자는 이유는 자제력이 모자라기 때문이라는 것.

인간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행동경제학의 도전이 날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욕망의 경제학》은 가장 강력하면서도 적극적인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직 구성원의 자율과 창의성을 제한하지 않으면서도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싶은 최고경영자는 물론이고, 국민의 사회적 합의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면서도 원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싶은 정부정책 입안자들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이론과 이론의 충돌, 접목, 전복을 통해 확장된 행동경제학의 역사!

비경제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경제세상, 의사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행동!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행동경제학 이론 그 자체를 설명하는 것 이외에, 행동경제학이 탄생하기까지 그에 기여한 수많은 심리학자와 경제학자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린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이론의 허구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2002년 심리학자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으며 세계 경제학계를 놀라게 한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의 만남과 그들의 연구 성과물을 세밀하게 소개한다.(본문 54쪽) 또한 경제학계 내부에서 최초로 전통 경제학을 비판하며 행동경제학 이론을 탄생시키고 학계 내부를 설득한 리처드 탈러와 캐스 선스타인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카너먼과 트버스키의 연구 성과가 무척 훌륭했지만 심리학자로서 경제학계 내부까지 혁신하기 힘들었던 반면, 탈러는 경제학자로서 행동경제학을 주류경제학으로 편입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본문 70쪽)

우벨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비경제학자이자 의사인 자신의 전문영역에서 행동경제학을 재해석한다. 그는 코넬 대학의 행동경제학자 브라이언 완싱크의 실험(테이블 바닥에 설치된 튜브를 통해 수프가 계속 채워지도록 만든 다음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는 실험)을 소개하며, 인간이 이성적인 판단에 의해 식습관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주장했다. 어떤 사람은 전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채 시각적 단서에만 의존해 1리터의 수프를 먹어 치웠다. 우벨은 이 간단한 실험을 통해 시장옹호론자들의 ‘비만은 생활습관에 의한 선택의 결과이므로 개인이 스스로 허리사이즈를 조절하도록 내버려둬야 한다’는 주장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를 꼬집는다.



16. 목차

머리글 | 보이지 않는 주먹, 인간의 본성이 시장경제에 미치는 영향


1부 이성적 이익 추구와 비만의 상관관계

1장  보이지 않는 손이 무의식을 만나다

2장  비만은 이성적 선택의 결과인가


2부 행동경제학과 부드러운 개입주의의 부상

3장  은행원과 전투기 조종사 그리고 이성의 한계

4장  땅콩과 머그 그리고 행동경제학의 탄생

5장  보다 친절하고 부드러운 개입주의


3부 무의식적인 식욕과 늘어나는 뱃살

6부  비이성적 미각과 무한정 채워지는 수프

7장  충동적 행동과 자아의 싸움


4부 집과 사무실 그리고 병원에서 마주치는 비이성성

8장  넓은 정원과 먼 통근거리

9장  위험한 감정과 담배 피우는 시간

10장  삶의 가치와 의료비용

11장  마케팅과 설득의 과학

12장  자유와 복지의 위험한 균형

13장  보모국가가 되지 않고 비만과 싸울 수 있을까


해제 | 행동경제학은 무엇을 말하는가



17. 추천사

의심할 여지없이 훌륭한 행동경제학 이론과 그동안 본적 없는 새로운 사례의 향연은, 우리의 말초신경과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한다. 이렇게 흥미로운 책이 있다니!

<뉴욕타임스>


독자를 압도하는 잔잔하면서도 단호한 호소, 감각적이면서도 설득력 있는 논리. 경제학 분야의 혁명적 역작이 탄생했다.

<퍼블리셔스위클리>


행동과학의 최고 경지를 보여주는 이 책은 경제학과 공공정책이 현실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교양서다.

대니얼 길버트, 하버드대학교 심리학 교수


우벨은 지식의 경계를 뛰어넘은 탁월한 의학자다. 그는 다양한 학문으로부터 논거를 끌어와 경제학의 역할에 대한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섰다.

콜린 캐머러, 캘리포니아공대 경제학 및 행동금융학 교수


경제학의 역사에서 가장 큰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행동경제학’을 새로운 시각에서 분석한 흥미진진한 책.

조지 뢰벤스타인, 카네기멜론대학 경제학 및 심리학 교수 


깊은 통찰을 담고 있으면서도 누구나 알기 쉽게 쓰인 이 책은 개인, 조직, 그리고 국가사회가 더 나은 결정을 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메리 프랜시스 루스, 듀크경영대학원 경영학 교수


일반적인 행동경제학 이론서를 뛰어넘는 도발적인 시도! 의사인 우벨은 독특한 관점으로 합리성과 불합리성의 상호작용을 파헤쳤다.

시나 아이옌가, 콜롬비아경영대학원 경영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