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나누고 싶은 글

기사 문장론 / 이문재

임창연 2008. 1. 6. 22:01

[기자로 산다는 것] -호미 출판사

 

이문재씨도 시사저널 기자 출신인데, 그가 남긴 '기사 문장론'을 올려봅니다. 이 책 179쪽에 나와 있습니다.

 

오래 묵혔다가 하는 잔소리. 아래 기준은 전적으로 이문재의 주관에 따른 것이므로 국어학이나 저널리즘의 일반적 척도를 들이대지 않았으면 함.

 

1) 질문형 문장을 자주 쓰지 말자: 질문은 글 쓰는 사람 스스로 해야 한다. 어떤 기사는 문단이 바뀔 때마다 질문형으로 시작하는데, 고급스럽지 못하다. 질문형 문장을 절제하라.

 

2) 가능하면 접속사를 쓰지 말자: 대표적인 것이 '따라서.' '따라서'도 '이와 관련'과 같은 맥락.

 

3) 은/는, 이/가의 차이가 무엇인지 궁구해 보자: 지면이 허락되지 않아 설명을 미루지만, 은/는과 이/가는 세계관적 차이가 있는 조사다. 보라. 나는 학교에 간다와 내가 학교에 간다는 얼마나 다른가.

 

4) '그런데'와 '그러나'를 구분할 수 있다면: '그런데'와 '그러나'는 경계가 애매하다. 섬세하게 구사해야한다.

 

5) '...는 얘기다'라는 종결형: 구어체와 유행어, 신조어를 적극 수용하라는 것은 저널리즘의 기본. 그러나 상습적으로 쓰면 기사가 가벼워 보인다.

 

6) '...라는 것이 A의 주장(얘기)이다': 이럴 때 나는 'A는 ...라고 주장했다'라고 쓴다.

 

7) '...에 대한'이라는 것 역시: 의식하지 않고 자주 구사하는데, 이 표현도 줄여보자.

 

8) '실제로', '현재', '당시' 따위의 부사: 신경을 쓰면 얼마든지 안 쓰거나 노출 빈도를 줄일 수 있다.

 

9) 간접화법: '...에 따르면'이라고 전제했는데도 그 문장의 종결어미가 '...라고 한다'거나 '...는 것이다'인 경우가 있다. 이문재에 따르면, 이 문재는 바보라고 한다→이문재에 따르면, 이문재는 바보다.


10) 라고 '말했다': 말했다. 덧붙였다. 힘주어 말했다. 강조했다.... 참 난감한 표현인데 나는 어느 날부터 '말했다'로 통일했다.


11) ...적인: '...적인'도 없을수록 좋다. 전문적인 연구 기관→전문 연구 기관.

 

12) ...하다: 이 불균형한 조동사 역시 자주 노출하지 말자. 밥을 했다→밥을 지었다. 기도를 했다→기도를 올렸다.

 

13) 아, 빼먹을 뻔한 '것': 이 '것'을 요리할 수 있다면, 대가가 되었다는 '것'이다. 것과 씨름해야, 것을 거의 박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