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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중앙신인문학상 .../17세부터 87세까지 온 국민 문학 잔치

임창연 2006. 9. 25. 08:40
17세부터 87세까지 온 국민 문학 잔치 [중앙일보]
제7회 중앙신인문학상 성황리 마감
소설·시·평론 5000여 편 접수
2030 응모 많아 … 상상력 신선
올해도 중앙신인문학상 응모작은 산처럼 쌓였다. 2일 오전 중앙일보 6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예심 심사 장면. 왼쪽부터 홍용희(평론가).김형경(소설가).구효서(소설가).우찬제(평론가)씨. 강정현 기자
성원에 감사 드립니다.

올해도 중앙신인문학상의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응모작 편수가 지난해보다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여느 신춘문예보다 2배 이상 많은 응모작이 도착했습니다. 문의 전화가 폭주하는 바람에 일부 업무가 차질을 빚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는 분명 '즐거운 비명'이었습니다.

올해로 7회를 맞이한 중앙신인문학상은 2000년 기존의 신춘문예를 확대.개편하면서 공모시기를 연말에서 8월로 앞당겼습니다. 이에 따라 중앙신인문학상은 중복 투고의 위험을 피하게 됐을 뿐 아니라 연말에 열리는 다른 일간지 신춘문예의 판도를 가늠하는 역할도 담당하게 됐습니다.

1966년 출범한 중앙일보 신춘문예는 40년 역사 동안 한국문단을 이끄는 쟁쟁한 문인들을 숱하게 배출했습니다. 오정희(68년).박범신(73년) 등 소설가, 김명인(73년).황지우(80년) 등 시인, 김치수(66년).권영민(71년).최동호(79년) 등 평론가가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유독 무더웠던 여름, 제2의 오정희, 제2의 황지우를 꿈꾸며 원고지와 씨름하셨던 수많은 응모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그 노고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땀방울을 응모작 한 편 한 편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7회 중앙신인문학상 원고 접수가 지난달 31일 마감됐다. 시 821명, 단편소설 899편, 평론 34편이 각각 접수됐다. 지난해보다 응모작 편수가 줄었다. 시와 소설 부문은 100여 편, 평론 부문은 10여 편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여전히 여느 신춘문예보다 압도적인 수치다. 시의 경우, 응모자 1인당 5편 이상을 제출해야 하므로 시의 응모작 편수는 최소 4000편이 넘는다.

중앙신인문학상 예심은 2일과 3일 이틀 동안 열렸다. 올해 예심 심사위원은 모두 중앙일보와 문예중앙 출신의 문인들로 구성됐다. 단편소설 부문 예심은 김형경(85년 문예중앙).신경숙(85년 문예중앙).구효서(87년 중앙일보).박상우(88년 문예중앙)씨 등 소설가와, 평론가 우찬제(87년 중앙일보)씨가 맡았다. 시 부문 예심은 나희덕(89년 중앙일보) 시인과 평론가 홍용희(95년 중앙일보)씨, 시인 겸 평론가 권혁웅(96년 중앙일보 평론, 97년 문예중앙 시)씨가 심사했다. 평론 예심은 위의 평론가 세 명(우찬제.홍용희.권혁웅)이 분담했다.

응모자를 분석한 결과,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20~30대 응모자가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문학전공 대학생들의 응모가 주를 이루는 최근 신춘문예의 경향이 중앙신인문학상에서도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앙신인문학상은 여전히 문학을 사랑하는 온 국민의 잔치였다. 시와 소설 부문 모두 최연소 응모자는 17세였고, 최연장자는 87세였다. 60년 세월을 뛰어넘는 문학의 힘을 이번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응모작의 특징은 한 마디로 '새로운 상상력'으로 압축할 수 있다. 소설의 경우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한 응모작이 자주 눈에 띄었다.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공력이나 문장을 다듬는 솜씨가 우수한 작품도 많았다. 그러나 시대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은 잘 보이지 않았다. 가족 문제를 다룬 작품이 여러 편이었다는 것도 주요 특징이었다.

시에서도 새로운 시적 감각이나 상상력의 순발력이 돋보이는 응모작이 많았다. 그러나 삶의 체험이 묻어나는 작품은 많지 않았다. 진실한 체험 어린 표현보다는, 만들어낸 장면이 자주 띈 건 아쉬웠다.

평론에서도 젊은 작가의 작품론이 유독 많았다. 이제 첫 작품집을 발표한 한유주.황병승.편혜영 같은 신예 작가에 대한 비평도 있었다. 그러나 심도 있는 사유가 뒷받침되기보다는 대체로 발랄한 감각에 의존했다는 지적이 대세였다.

본심은 9월 중순께 진행된다. 당선작품이 확정되면 당선자에게 개별 통보를 하고, 본지 창간기념일인 9월 22일께 발표한다. 당선자는 상금(소설 1000만원, 시.평론 각 500만원)과 함께 등단의 영광을 차지한다. 중앙신인문학상은 중앙일보가 주최하고 LG 그룹과 중앙m&b가 후원한다.

손민호.이경희 기자 <
ploveson@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
cogit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