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잘 쓰는 법

원고지 10장을 쓰는 힘

임창연 2005. 8. 22. 09:07

글쓰기를 할 수 있을 때 원고지 5장(1000자)는 조금 짧다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원고지
10장 정도면 자신의 글쓰기 능력과 사고하기 능력을 키우는데 제격입니다. 아래에는
원고지 10장을 이용하는 방법에 관한 글을 보내드립니다.



#1. 문장력을 키우면 독서 능력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생각하는 힘'도 기를 수 있다. 결국 문장력을 기르는 것은 결국 생각하는 훈련이다.

#2. 쓰는 것은 스포츠이다. 그리고 원고지 열 장을 구려워하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글을
제대로 쓸 줄 아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연습을 하지 않아도 원고지 세 장에서
다섯 장 정도의 글은 충분히 쓸 수 있다. 그렇지만 열 장을 어려울 것이다. 글을 쓰기
전에 먼저 개요나 줄거리를 만들어 전체적인 구상을 해야 한다. 이런 기술은 훈련을
통해서만 터득할 수 있다. 요컨대 훈련을 통해서 기술을 익히면 글을 더 길게 쓸 수 있게
된다.

#3. 5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게 되면 그 다음은 7킬로미터, 10킬로미터로 거리를 늘릴 수
있다. 그러다 보면 달리기 거리를 늘리는 것 자체가 매우 즐거워진다. 이와 마찬가지로
쓰는 힘이 생기면 쓰는 양을 늘리는 것에 재미를 느끼게 된다. 이미 이 단계에 접어든
사람은 글을 전혀 써 본 적이 없는 사람과는 엄청난 실력 차이가 난다. 백 장짜리 논문을
쓸 수 있게 되는 그날이 오면 삼십 장짜리 논문은 '아 짧네!'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4. 열장을 쓸 수 있는 사람은 글을 길게 쓸 수 있는 기초적인 실력이 생겨서 책 한권을
쓸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5. 글에서 '기승전결'은 각각 동등하게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사실 글의 모든 것은
'전'이 있느나 없느냐에 달려 있다. 생각하는 순서로 보면 오히려 '전'이 제일 우선이다.
즉 '전승기결'인 것이다. 일단 '전'이 구체적으로 정리되면, 기와 승은 완성된 것과
다름없다. 물론 결은 제일 나중에 쓴다. 전체적인 글의 구성은 대략적으로 생각하되,
'전' 부분은 확실히 해두어야 한다. '전'에 모든 것을 걸고, 그 부분부터 쓰기 시작해도
글을 짜임새 있게 완성할 수 있다.

#6. '그런데 사실은 이러이러하다'라고 말하고 싶은 부분이 바로 '전'이다. '전'에서
'그런데'라고 문장을 전? ?하려면 '기'와 '승에서 언급해야 할 전제 부분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7. 문장력이 늘어나면 독해력도 더불어 향상된다. 책을 읽을 때에 '작가는 어떤 의도와
방식으로 이 책을 썼을까' 하고 상상하면서 읽으면 이해가 빠르다. 바꿔말해서, 글을
써본 적이 없는 사람은 어떠한 글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8. 문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실제로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자. 개인적인 흥미에 치우쳐서 "나는 소설을 좋아하지만 논문은 좋아하지 않아"
라든지, "난 논리적인 글은 좋은데 소설류는 아예 쓰고 싶지도 않고 읽고 싶지도 않아"
라는 식의 편견을 버리자. 일단은 어떻게 해서든지 양을 늘리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생각
해야 한다.

#9.만화 줄거리 같은 것을 써보는 것은 어떨까? 어른 중에도 만화를 소설화해서 글을
상당히 길게 쓰는 데 성공한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런 식으로 이십 장, 삼십 장을
넘게 쓰면 자신이 생겨서, 소설을 써보고 싶은 욕심이 들지도 모른다. 해냈다는 자신감과
경험에서 욕심이 생겨나는 것이다. 자신감과 경험이 없는 사람은 욕심도 없다. 따라서
욕심은 우리가 발전하는 데 커다란 원동력이 된다. 원하는 분량의 글을 작성해보면 자신의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사이토 다카시, <원고지 10장을 쓰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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