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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국문학자가 조명한 현대문학 현장

임창연 2007. 10. 10. 22:32

<세 국문학자가 조명한 현대문학 현장>

 

2007년 10월 09일 (화) 11:27   연합뉴스

 

김인환ㆍ고영석ㆍ박진 교수 평론집 출간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 세 국문학자가 현대문학의 현장을 탐색한 문학평론집, 연구서를 나란히 펴냈다.

고려대 김인환 교수의 '의미의 위기'는 최근 5년 간 발표해온 평론을 비롯해 과거 20년 간 집필 활동을 하며 책으로 묶지 않았던 글들을 모은 것으로 동아시아 문학교육 전통, 교양교육으로서의 소설강독, 현대소설의 위상 등에 대해 논하고 있다.

제1부 '문학과 그 주변'에서는 현재 이뤄지고 있는 문학교육과 학제 간 연구의 현황과 역사, 나아가 19세기 이전 동아시아의 전통적인 문학교육 방법 등에 대해 짚었다. 특히 저자는 여기에서 "국가와 민족의 차이를 넘어 동아시아의 고전문화는 우리 공동의 유산이고 그 문화유산을 산출한 사람들은 모두 우리들의 선배"라며 현대에도 동아시아 문화의 보편성은 존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제2부 '현실의 방언'에는 교육자의 눈으로 바라본 소설교육의 목표와 방법, 근대문학부터 김훈, 한강 등의 최근 작품들을 아우르는 소설 비평을 담았으며 제3부 '발견의 시학'에는 김달진 김영태 정진규 등에 대한 시인론을 수록했다. 문학동네. 295쪽. 1만5천원.

연세대 고영석 교수의 '자본주의 사회와 인간욕망'은 엮은이를 비롯해 저자의 제자들, 독문학과 영문학, 불문학, 러시아문학자들이 쓴 22편의 논문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서로 서구 리얼리즘문학에 대해 논했다.

개별 텍스트의 이해와 분석에 중점을 둔 10편의 논문으로 구성된 제1-2부에서는 각각 '사랑과 야망', '돈과 욕망의 이중주'를 주제로 욕망에 매몰된 소시민의 원형을 탐색했다. 이어 제3부에서는 독일 리얼리즘 문학의 중요 작품들을 분석한 뒤 리얼리즘의 대표적 장르인 산문 문학이 부상하는 과정을 조명했다.

고 교수는 머리말에서 "리얼리즘 문학에 대한 논의와 관심이 시들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곧 리얼리즘 문학의 폐기처분을 의미할 수는 없다"며 "19세기 서구의 리얼리즘 문학작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굳건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말한다. 문학동네. 456쪽. 1만6천원.

2000년 대 문학의 지형도를 그리기 위해 노력해온 숭실대 박진 교수의 '장르와 탈장르의 네트워크들'은 장르서사의 전통적인 양식보다는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탈장르, 혼종 장르 등 새로운 글쓰기 경향들에 주목했다.

저자는 특히 2000년대 들어 나타난 팩션과 역사서사물, SFㆍ공포서사물 등을 차례대로 분석하며 그 속에 숨겨져 있는 현존 중심, 주체 중심, 인간 중심의 패러다임을 회의하거나 전복하는 담론들을 읽어낸다. 청동거울. 303쪽. 1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