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나누고 싶은 글

중견작가 3인이 본 '문학의 위기'

임창연 2007. 10. 3. 12:25
function deleteArticleSomething( kind ) { if ( confirm( "정말로 삭제하시겠습니까?" ) ) { document.location.href="/_c21_/article_something_delete_hdn?kind=" + kind + "&grpid=Oy51&mgrpid=&fldid=53Gi&dataid=542"; } } // 동영상 블로그에서 항상 호출. function AllBGMStop() {}
최수철. 은희경, 윤대녕(왼쪽부터)


소설가 최수철.윤대녕.은희경 좌담회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 "이 시대 독자들의 변화가 너무나 빠르다."(최수철)

"문학이 계몽적인 역할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윤대녕)

"작가들을 너무 판매와 직결해 평가하고 있다."(은희경)

문단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최수철, 은희경, 윤대녕 세 중견 작가들이 문예계간지 '문예중앙'이 최근 마련한 좌담회를 통해 우리 시대 문학을 주제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눴다.

문학평론가 정홍수씨 사회로 진행된 이 좌담회의 중심 화두는 '문학의 위기'. '문학의 위기'를 진단하는 세 작가의 접근 방식은 달랐지만, 문학이 점차 하나의 상품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함께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최수철씨는 "이 시대에 독자들의 변화는 상당하다. 글쓰기 변화의 속도보다 독자들의 변화 속도가 더욱 빠르다"면서 "내가 우려하는 것은 그런 속도의 차이로 인해 전 시대의 중요한 가치들 중 많은 것을 잃게 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라며 독자와 문학의 괴리를 우려했다.

최씨는 "예전에는 화합을 너무 잘하는 작가들이 의심을 받고, 불화를 겪는 작가들이 그 가치를 인정받았는데, 이제는 그런 풍토도 거의 사라지고 있다. 창조적인 불화의 개념이 경원되고 있다"며 "문학의 위기는 거기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윤대녕씨는 "내가 추구하는 문학적 이상과 우리 문단이 요구하고 평가하는 문학적 성취 사이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 우리 문학은 이른바 리얼리즘 문학에서 조금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하며 "특히 비평가들은 리얼리즘에 대해 거의 강박에 가까운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씨는 이어 "요즘은 독자라기보다는 소비자 개념이다. 우리가 독자라고 부를 수 있는 부류가 있다면 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며 나머지 독자는 그냥 대중"이라고 말했다.

은희경씨는 "독자의 마음에 들도록 의식하고 쓴다고 해서 그게 꼭 맞아떨어지란 법은 없다"고 말하며 "책이 잘 팔리는 작가들은 오히려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할 만한 여유가 있는 것 같다"며 작가들이 소위 '시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을 토로했다.

은씨는 "한국은 매스컴의 영향력 때문인지 작가들을 판매와 직결해 평가하는 기준이 너무 강한 것 같다"며 "몇년 전 한일작가대회에서 만난 일본 작가들은 하루키를 전혀 쳐주지 않고, 대중작가와 순문학 작가를 엄격히 구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작가들은 신춘문예 당선 과정에서 겪었던 황당한 에피소드, 자신만의 독특한 집필 습관, 소설가의 길을 걷게 된 이유 등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좌담회 전문은 '문예중앙' 가을호 '인터뷰'를 통해 소개됐다.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