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황동규
하루종일 눈. 소리없이 전화 끊김. 마음놓고 혼자 중얼거릴 수 있음.
길 건너편 집의 낮불, 함박눈 속에 켜 있는 불, 대낮에 집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불, 가지런히 불타는 처마.
그 위에 내리다 말고 다시 하늘로 올라가는 눈송이도 있었음. 누군가 보이지 않는 손이 나비채를 휘두르며 불길을 잡았음.불자동차는 기다렸다가 한꺼번에 달려옴.늦저녁에도 눈. 방 세 개의 문 모두 열어놓고 생각에 잠김.
"혼자 있어도 좋다'를 "행복했다"로 잘못 씀.
황동규 시집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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